速去西郊 問女根谷 必有賊兵
빨리 서교에 가서 여근곡을 찾아가 살피면 적병이 있을 것이다.
[삼국유사 권 제1, 26장 앞쪽, 기이 2 선덕왕 지기 삼사]
速去西郊 問女根谷 必有賊兵
빨리 서교에 가서 여근곡을 찾아가 살피면 적병이 있을 것이다.
[삼국유사 권 제1, 26장 앞쪽, 기이 2 선덕왕 지기 삼사]
『삼국유사[三國遺事]』‘선덕왕 지기 삼사조[善德王知幾三事條]’에
나오는 전설 중의 하나이다.
636년[선덕여왕 5년] 영묘사[靈廟寺] 앞 큰 연못인 옥문지[玉門池]에서
난데없이 두꺼비들이 모여들어 싸우는 일이 생겼다.
모두 궁금히 여기는 가운데 선덕여왕이 해석하기를 두꺼비의 눈이
성난 것 같이 생겼으므로 병란이 날 조짐이라 하고 알천[閼川]과 필탄[弼呑]
두 장군을 불러 2,000명의 군사를 주어 경주 서쪽에 있는
여근곡[女根谷]에 가서 백제의 복병을 치게 하였다.
두 장군이 여근곡에 이르니 백제의 장군 우소[于召]가 거느린
500여 명의 복병이 있어 쉽게 물리쳤다.
이 이야기에는 신라인들이 가지고 있었던 성에 대한 다양한 관념들이 드러나 있다.
이것은 옥문[玉門]을 여근[女根]으로 해석하여 여근은 음[陰]이므로 남근[男根]이
여근 속으로 들어가면 토사[吐死] 한다는 음양설을 인용하여 해석한 것이다.
여자는 음의 기운을 가진 존재이며, 이 음은 흰색으로 서쪽을 가리킨다.
따라서 옥문[玉門]이 위치한 곳은 서쪽이 된다.
또 두꺼비는 남성으로 백제 병사를 가리킨다.
그런데 남근이 여근에 들어가면 죽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다.
따라서 여근곡에 숨어 있는 백제 병사는 힘을 쓸 수 없었고,
신라군이 쉽게 물리칠 수 있었던 것이다.
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옥문이 여근을, 두꺼비는 남근을 상징하는
당시의 성관념을 이해할 수 있다.
이 전설이 두고두고 내려오는 가운데 이곳을 지나는 장수나 과거를 보러 가는
선비들은 길을 돌려 그 앞을 피했다고도 한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