귀에 바람을 넣거나 귀를 애무해 주면 이상야릇한
기분이 든다는 데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
없을 것 같다.
가슴이나 성기 주변이 성감대라면 어느 정도 이해가
가겠지만, 왜 하필 전혀 상관없는 귀가 성감대일까?
첫 번째 이유는 ‘감각 수용체’ 때문이다.
귀에는 온도, 통증, 압력 등을 느끼는 감각수용체들이
많이 분포돼있어 다른 부위보다 자극에 더 민감하다.
겨드랑이나 발바닥 역시 이런 이유로 성감대가 될 수
있는 것이다.
두 번째 이유는 ‘솜털’ 때문이다.
귀에 바람을 넣게 되면 귀 안에는 분포한 수많은
솜털이 움직여 간지러움을 느끼게 되는데,
야릇한 상황에서 이 ‘간지러움’이라는 자극은
상상에 의해 성적 자극으로 변하게 된다.
부산백병원 비뇨기과 민권식 교수는 “불이 켜진
상태에서 귀에다 바람을 불면 별 느낌을
못 느끼지만 불이 꺼지고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
있는 상황에서 바람을 불면 스스로 묘한 상상을
하게 돼 성적 자극을 받을 수 밖에 없다"고 말했다.
세 번째 이유는 ‘온도 차’ 때문이다.
우리 몸의 말단 조직들은 상대적으로 혈액이
잘 전달되지 않아 다른 부위보다 온도가 찬데,
귓불은 손이나 발보다 조직의 두께도 얇아
온도가 더 낮게 된다.
이런 귀에 신체 표면 온도보다 더 뜨거운
입김을 불어 넣어 주면 온도 차가 크게
발생해 자극을 더 크게 느낄 수밖에 없게 된다.
이외에도 특별히 귀를 통해 성감을 많이
느끼는 사람의 경우에는 지속적인
경험이나 학습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.
아주대병원 비뇨기과 최종보 교수는
“사람마다 성감대가 조금씩 다른 이유도
이것 때문이다.
똑같이 수용체가 분포돼있다고 하더라도
살면서 성관계를 가질 때 귀를 자극하는
것을 자주 보고 들었다거나 애무를 할 때
주로 귀를 이용한 사람은 귀가 더
민감할 수밖에 없다”고 말했다.